흑흑 벌써 본편 클리어했음. 플레이 타임은 약 35시간. 이것도 마을사람들 말 다 걸고 동료회화 다 보며 이리저리 쓸데없이 싸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밖에 안걸렸다. 속성으로 진행하면 25시간 이내에 클리어할 듯...;;. 원작은 이렇게 짧지 않았던거 같은데 이번에 캐릭터의 이동속도가 증가하고 전투템포가 빨라져서 그런지 진행이 일사천리로 팍팍 나가서 플레이 타임이 대폭 줄어들은 듯. 난이도도 낮아져서 레벨노가다도 거의 필요없기에 클리어할 때까지 용자로 전직도 못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준수한 수준의 리메이크작. 아쉽게도 예전 리메이크작들과는 달리 추가 스토리나 새로운 요소는 거의 없다. 그만큼 원작이 완성된 작품이였긴 하지만...
그래픽
이번에도 이전 DS판 4, 5편처럼 7편을 베이스로 구성된 그래픽이다. 물론 세월이 지났으니 투박한 느낌이 강하던 7편에 비해 더욱 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졌고 색감도 화사해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 전투시 몬스터도 부드럽게 움직이고 애니메이션 패턴도 다양하다. 다만 마법연출이 SFC판을 기준으로 만들어져서 화려한 맛이 덜하고 여전히 NPC에겐 대각선 그래픽이 없는 것은 좀 아쉽다.
사운드
음악은 뭐 원곡들이 워낙 뛰어났으니 별다른 말은 필요없을 듯. 근래 대작 게임들과 비교하면 곡수가 좀 많이 적긴 하지만 대신 안좋은 곡이 정말 하나도 없다. 6편이 서정성을 강조해 기존 시리즈에 비해 음악풍이 좀 튀는 편인데 개인적으론 무척 좋아하는 편. 다만 NDS의 음질이 썩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라 SFC 원곡들에 비해 묘하게 구려진 음악도 좀 있다. 허밍이 짤린 카지노 테마라던가... 그리고 리메이크마다 꼭 몇개씩 들어가던 신곡이 이번엔 단.한.곡.도.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
스토리
천공 시리즈의 발단이 되는 작품으로 꿈과 현실세계를 오가는 세계관이 상당히 매력적이며 전체적인 시나리오의 완성도도 높은 편. 다만 아쉽게도 이전 리메이크들과는 달리 이번엔 스토리에 별다른 추가나 수정없이 원작과 완전 동일하다. 대신 7편 이후로 꾸준히 도입된 동료회화가 추가되었는데 정신나간 대사가 난무하던 4, 5편과 달리 이번 동료들은 꽤나 정상적이고 상식적이라 텍스트 읽는 재미는 좀 떨어지는 편. 하지만 회화패턴은 더욱 늘어나 이젠 무슨 짓을 할 때마다 대사가 매번 바뀌는 수준.
게임성
의외로 밸런스 조절을 거의 하지 않아서 원작에서 먹히던 꽁수와 특기가 그대로 통용된다. 마법사 숙련도1에 얻는 메라미 폭풍은 당연히 수정했을거라 생각했는데...;; 강력한 특기들은 이번에 MP소모라도 붙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난사가능.
캐릭터 간의 밸런스 조절도 별로 없어서 인간 캐릭터들은 그나마 있던 내성도 다 짤리고 바바라는 너무 적은 HP로 여전히 쓰기 힘들며(덤으로 마단테도 초약화) 원작에서 깡패였던 드란고는 뭥미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몬스터 동료 시스템이 사실상 폐지되어 인간들이 술집에 처박히는 눈물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동료 모으는 재미는 물론 소ㅋ멸.
적들의 능력치가 전체적으로 하향됨으로 체감 난이도가 좀 낮아졌는데 전투템포도 빨라서 쾌속진행이 가능하다. 조우율도 무척 높은 편으로 따로 레벨노가다가 필요없이 그냥 가다보면 알아서 레벨이 오르는 수준. 원작은 아군도 무척 강하지만 적들도 강력해서 적당히 어려운 편이였는데 이번엔 무도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쉬운 듯.
리메이크되면서 슬라임 컬링과 엇갈림 통신이 추가되었는데 슬라임 컬링은 존재의미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재미없고 보수도 없다. 드퀘 시리즈 중에서 이렇게 의미없는 미니게임이 나온건 처음인듯. 차라리 주사위 놀이장이나 추가해주지... 엇갈림 통신은 무척 후반에 겨우 등장하고 우리나라에선 별 의미없는 시스템이니 패스.
게임진행 방식은 이벤트신으로 스토리를 따라가기만 하는 근래의 RPG와는 달리 NPC에게 정보를 수집하고 맵을 탐색하는 고전 스타일인데 발견을 테마로 한 작품답게 메인필드도 3개나 있고 자유도도 꽤 있다. 공략을 보면 재미가 반감하니 왠만하면 자력으로 플레이하는게 좋다.
전체적으로 별다른 추가점이나 변화없이 원작과 거의 동일하게 제작된 리메이크작으로 원작이 워낙에 출중하므로 재미는 보장되지만 몬스터 동료 시스템이 삭제됨으로 오히려 즐길거리는 줄어들어 나쁘게 말하면 마이너 체인지작. 사실 플레이하면서 성의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는데 4, 5편을 연달아 리메이크하고 9편도 만드느라 아무래도 6편은 제작기간이 짧았던 것 같다.
뭐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튼 무척 재밌게 즐겼음. 드퀘빠라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재밌는 게임이니 16비트 시절의 RPG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해보길 바란다.
이제 난 다크 드레암이나 잡으러 떠나야겠다능.
시간이 남아 캐릭터 별 잡상
주인공 - 잉여직업이란 걸 깜빡하고 마법전사 루트를 타 용자로 전직 못ㅋ함. 하지만 능력치도 준수하고 주인공의 특권으로 템빨도 받아 여전히 강력하다. 대사 보려고 마을사람들의 부탁을 자꾸 거절하면 동료들이 막 타이르고 그러는데 나중엔 얘네들도 체념함ㅎ 전작들에 비해 성적인 이벤트가 적어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아버지란 작자가 꿈의 세계에 와서 바니걸 엉덩이나 만지는 걸 보니 얘도 호색한일 듯.
어째 스테이터스의 얼굴그림(증명사진)이 좀 사악해 보임.
핫산 - 강력한 공격력과 몸빵으로 여전히 주력이다. 게다가 이번엔 몬스터 동료도 없으니 완전 지 세상. 근데 기분탓인지 정권찌르기 명중률이 좀 낮아진 듯한 느낌이 드는데...;; 초반에 동료회화를 하다보면 의외로 자뻑기질이 있는 듯 하다.
미레유 - 외모 그대로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 은근히 여왕님 기질이 나오길 바랬는데... 마음씨도 비단결처럼 착한데 동물들한테도 "멍멍이씨 안녕"...이라며 꼬박꼬박 인사하는 걸 보면 머리에 꽃 단 여자같기도 하고...;; 머리가 좋아서 던전에 들어가면 이제까지 모은 정보를 정리해서 알려주는데 특히 전설의 방패를 구하는 던전의 퍼즐에서 빛을 발한다. 애써 모은 정보를 플레이어도 까먹고 동료들도 까먹고 남들 다 어리버리거릴 때 혼자만 시크하게 힌트를 알려줌. 왜, 왠지 피콜로같다...;;
바바라 - 여전히 HP가 너무 낮아 툭하면 억하고 죽는 역할. 하지만 MP가 많아 생명의 씨앗을 몰아서 도핑해주면 나중에 회복, 보조역으로 상당히 쓸만해진다. 그리고 귀여워서 뺄수가 업ㅋ어. 성격은 코믹스판과 흡사한 듯 하다. 활발하고 참견하기 좋아하며 역시 자뻑기질도 좀 있음. 후에 칼베로나의 젊은 장로가 될텐데 장로라는 호칭은 자기랑 안 어울린다며 칼베로나의 아이돌 마스터로 불러 달란다(...).
차모로 - 안 써서 몰ㅋ라. 게다가 너무 판에 박힌 말만 골라 해서 동료회화도 별로 재미없다. 그래서 답은 뭐~다? 술집 고고씽.
테리 - 원작에선 배틀마스터 주제에 수상하게도 무투가 숙련도가 0이였는데 이번엔 정상적으로 무투가 스킬을 습득해서 좀 강해졌다. 그리고 원작에선 합류 시점이 너무 늦어 레벨이나 스킬이 다른 캐릭터에게 상대적으로 밀렸는데 DS판은 게임진행이 워낙 빠르다보니 레벨이나 숙련도가 엇비슷한 수준. 이번엔 쓸만하다! 물론 드란고가 훨~씬 좋긴 하지만ㅋ
동료회화를 하면 생긴대로 나름 쿨하게 대사를 내뱉긴 하는데 의외로 동료들이랑 사이도 나쁘지 않고 성격도 서글서글한 편. 그러고보니 묘하게 드란고에게 관심(사랑)을 받는 처지가 된다...;; 괜히 몬스터즈에 출연하는 바람에 몬스터 홀리는 페로몬을 뿌리고 다니는 모양.
아모스 - 진지한 놈인줄 알았는데 동료회화를 해보니 의외로 성격이 유쾌한 쾌남아였다. 하지만 안 써서 잘 몰ㅋ라. 능력치는 나쁘지 않은데 묘하게 장비제한이 많아서(특히 악세사리) 전체적으로 애매한 스펙. 그래서 답은 뭐~다? 술집 고고씽이라능.
드란고 - 사기꾼. 당연히 약화될 줄 알았는데 어째 더 강해졌어... 아무튼 너무 강해서 어쩔 수 없이 쓰게되는 녀석. 대사도 말을 더듬긴 하지만 의외로 많이 한다. 그리고 의외로 귀여움...;; 테리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간다고 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아가씨는 사랑에 빠진 듯 하다.
타니아 - 하악하악. 세상에 이런 시스털은 이 게임처럼 그저 꿈 속의 존재일 뿐이야. ㅠ.ㅠ